눈앞에 두고도 가지 못한 머나먼 땅

이 땅에는 산과 강이 만나 이뤄내는 무수한 명소가 있다. 그 중에서도 예천의 회룡포 만큼 신묘한 곳이 또 있을까. 회룡포는 ‘육지 속의 섬마을’로 유명하다. 육지면 육지지, 섬은 또 무엇인가. 괜히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사려는 건 아닌가. 회룡포를 두고 온갖 상상을 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회룡포는 진짜 섬 아닌 섬인 육지마을이라는 점이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회룡포에 이르러서는 마을 주위를 350도 휘감아 돌아나간다. 강변에는 고운 모래밭이 펼쳐지며 산과 강이 태극 모양의 조화를 이룬다. 물길이 닿지 않는 마을 뒤편으로는 태백산 줄기가 둘러싸고 있다. 빠져 나갈 곳 하나 없이 완벽하게 고립된 섬과 다름없다. 그렇다고 오지마을은 아니다. 강 건너에 마을도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면 소재지도 있다. 그럼에도 강원도 깊은 산골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눈앞에 두고도 쉽게 갈 수 없었던 때문이다.

지금이야 회룡포 마을 양편으로 뿅뿅다리라는 이상한 이름의 다리가 놓여 있다. 튼튼한 콘크리트 다리는 아니다. 공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멍이 숭숭 뚫린 철판으로 다리를 만들었다. 수량이 조금만 많아지면 물에 발을 담가야 건널 수 있다. 이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아이들을 통학시키기 위해 커다란 고무통에 태우고 물을 건너곤 했다. 그래도 뿅뿅다리라도 있으니 회룡포는 섬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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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nter>구멍이 숭숭 뚫린 뿅뿅다리를 거쳐야 회룡포로 들어갈 수 있다.</center>

물길이 마을을 완전히 감싸고 돌아가는 회룡포는 전형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강 건너 비룡산에 조성된 회룡대에서 보면 물길이 닿지 않는 곳은 산으로 막혀 있다. 산길을 뚫고 가자면 못 갈리도 없겠지만, 시간이 여간 걸리는 게 아니다. 내성천만 건너면 눈앞에 바로 길이 이어져 있는데 애써 먼 길을 돌아갈 이유가 없다.  강이 산을 부둥켜안고 용틀임 하는 듯한 특이한 지형의 회룡포의 본래 이름은 ‘옳을 의(義)’, ‘재 성(城)’, ‘개울 포(浦)’를 써서 의성포였다. 개울이 성처럼 둘러싸고 있어서 붙여진 명칭이다. 의성에 살던 경주김씨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의성포라고 불렸는데, 다른 지역 사람들이 경북 의성군에서 의성포를 찾는 일이 많아지자 회룡포라고 이름을 바꿨다.

 



낙동강 보부상 삼강에 모이다

회룡포 인근에 강이 만들어낸 또 다른 명소가 있으니 삼강주막이다. 주막이 명소라니 이상할 법도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혀 이상할 것도 없다.  삼강주막의 삼강은 말 그대로 강 세 개가 만나는 지점이다.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주막이 있다. 예전에는 개나리 봇짐지고 강을 오르내리던 보부상들이 한데 모이는 만남의 광장이다. 먼 길의 여정을 풀며 하룻밤 유하기도 하고, 갈증 난 목을 탁주 한 사발로 풀어내던 보부상들의 목청으로 시끌벅적했을 터나, 지금은 낙동강 1300리 물길에 유일하게 남은 주막이다.  

낙동강 줄기에 마지막 남은 삼강주막

삼강주막에는 이 시대의 마지막 주모라 불렸던 유옥련 할머니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2006년 돌아가긴 유 할머니는 1930년부터 주막을 꾸리기 시작해서 무려 70년 가까이 따뜻한 마음으로 길손을 맞았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슬레이트 지붕 건물은 황토로 벽을 단장한 초가로 변했다. 비록 겉모습은 바뀌었어도 유 할머니의 체취가 흠뻑 배인 부엌이며 그을음과 낙서가 가득한 실내 벽은 아직 그대로다.
 

삼강주막에 들를 기회가 생긴다면 부엌의 벽을 자세히 살펴보자. 글도 숫자도 모르는 할머니가 벽에 적어놓은 외상장부가 그대로 남아 있다. 유 할머니는 외상을 주면 부엌 흙벽에 칼로 금을 그었다. 세로로 짧은 금은 막걸리 한 잔이고, 긴 금은 막걸리 한 되란 뜻이다. 외상값을 다 갚으면 가로로 긴 금을 그어 표시했다.

삼강주막을 아는 이라면 누구나 아는 부엌 벽의 금. 아직도 그을음 가득한 흙벽에는 짧고 긴 세로 금이 많이 남아 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금, 누구의 외상인지 알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다. 하지만 넉넉하지 않았을 살림에 나그네에게 선뜻 외상을 내준 주모의 넉넉한 인심이 전해지기에 삼강주막을 찾는 여행객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는다.

 ◎ 여행 추천 코스

     뿅뿅다리 - 회룡포 - 장안사 - 회룡대 - 여울마을농촌체험 - 삼강주막 - 상주박물관 - 경천대
 

 ◎ 추천 코스 플러스

     사림봉 산행코스

     용주팔경 시비 - 회룡대 - 봉수대 - 원산성 - 삼강앞봉 - 적석봉 - 사림봉 - 용포 - 회룡포(4시간, 9km)

  <여행 Tip> 회룡포 마주하고 걷는 사림봉 산행

 회룡포 입구의 뿅뿅다리에서 시작하는 비룡산 트래킹은 물돌이 마을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코스다. 회룡포의 참 모습을
 여러 장소에서 볼 수 있어 좋다. 산이 높지 않고 중간 중간에 회룡포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지루하지 않다.
 산행코스를 완주하지 않고 삼강앞봉을 거쳐 삼강주막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여행지 상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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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룡포 자세히보기
  안동의 하회마을과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 회룡이라는 지명은 용이 내성천을 타고 상류로 올라가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내성천 줄기가 마을을 휘감고 나가기 때문에 이웃 마을로 연결되는 도로가 없어 ‘육지 속의 섬마을’로 유명하다.
  
  입장료) 무료, 주차) 회룡포 입구 뿅뿅다리 앞
  찾아가는 법)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 IC에서 나와 용궁면 소재지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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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뿅뿅다리
  회룡포를 들고나는 유일한 창구. 예전에 놓였던 통나무다리는 여름에 물에 휩쓸려 내려가면 사용할 수 없었기에 지금은 구멍이 뚫린 철판으로 다리를 놓았다. 다리에 구멍이 뚫려 있어 ‘뿅뿅다리’라고 부른다. 다리를 지날 때마다 ‘뿅뿅’ 소리가 난다고 해서 뿅뿅다리라 불리기도 한다.
  
  찾아가는 법) 회룡포 입구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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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안사 자세히보기
  비룡산 정상부에 위치한 신라시대 사찰.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전국의 명산 중 세 곳에 장안사를 세웠다. 금강산 장안사, 양산 장안사와 예천 비룡산의 장안사가 그것이다. 고려시대의 문인 이규보가 이곳에 머물면서 글을 지었다고 한다.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사찰이지만 경내 전각을 새로 조성한 지 오래되지 않아 옛 사찰의 풍모는 느껴지지 않는다.
  전화) 054-655-1400, 입장료) 없음, 주차) 장안사 주차장, 찾아가는 법) 용궁면 소재지에서 회룡교를 건너 우회전 해 가면 논이 펼쳐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산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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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안사
  유서 깊은 장소는 아니나 회룡포 전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어서 많이 찾는다. 전망대에는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가 장안사에 머물면서 지었다는 시가 걸려 있다. 장안사 뒷길을 따라 약 10분 오르면 된다.
  입장료) 없음, 주차) 장안사 주차장, 찾아가는 법) 장안사에서 비룡산 정상으로 200m 올라간다.
  Tip)회룡대는 물길이 돌아나가는 회룡포의 전경을 촬영하기에 최적지다. 전망대에서 회룡포가 잘 내려다 보이지만, 나무에 가려 사진 촬영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사진 촬영은 전망대 아래에서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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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룡포 자세히보기
  낙동강, 내성천, 금천 등 세 개의 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위치한 주막이다. 삼강나루터는 예부터 서울로 가는 길목이었으며, 장사하던 배들이 낙동강을 오르내렸고, 문경새재를 가기 전에는 반드시 거쳐야 해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다. 마지막 주모 유옥련 할머니가 2006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방치되다가 2007년 예천군에서 새롭게 복원해 주막을 운영하고 있다.
  입장료) 없음, 주차) 삼강주막 주차장, 찾아가는 법) 풍양면 소재지에서 문경, 영순 방향으로 1시간
  Tip) 류옥련 할머니가 운영하던 삼강주막은 회화나무 아래 초가가 전부다. 나머지 건물은 새롭게 복원하면서 지은 것들. 막걸기, 지짐이, 도토리묵 등 옛날 주막에서 먹던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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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강주막 자세히보기
  낙동강, 내성천, 금천 등 세 개의 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위치한 주막이다. 삼강나루터는 예부터 서울로 가는 길목이었으며, 장사하던 배들이 낙동강을 오르내렸고, 문경새재를 가기 전에는 반드시 거쳐야 해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다. 마지막 주모 유옥련 할머니가 2006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방치되다가 2007년 예천군에서 새롭게 복원해 주막을 운영하고 있다.
  입장료) 없음
  주차) 삼강주막 주차장, 찾아가는 법) 풍양면 소재지에서 문경, 영순 방향으로 1시간 Tip) 류옥련 할머니가 운영하던 삼강주막은 회화나무 아래 초가가 전부다. 나머지 건물은 새롭게 복원하면서 지은 것들. 막걸기, 지짐이, 도토리묵 등 옛날 주막에서 먹던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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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주박물관 자세히보기
  상주는 신라시대 9주, 고려시대 8목의 하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경상감영이 위치했던 고장이다. 상주박물관은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낙동강 유역의 신상리 구석기 유적에서 사벌국과 신라문화, 임진왜란과 상주의 유교문화 등을 알 수 있는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전화) 054-536-6161, 관람시간) 09:00~18:00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500원, 주차) 상주박물관 주차장
  찾아가는 법)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IC에서 나와 보은 방면 25번 국도. 외답삼거리에서 좌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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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천대 자세히보기
  낙동강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만나 한 폭의 그림 같은 절경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낙동강 제1경이란 명성을 받아온 곳으로 우뚝 솟아오른 절벽 위로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강 건너편에는 강변에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조선 인조 15년(1637) 우담 채득기가 은거하며 학문을 닦던 무정이 있으며, 임진왜란 때의 명장 정기룡이 젊어쓸 때 용마와 함께 수련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용마전설과 말먹이통 등 다양한 명승지와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전화) 054-536-7040, 입장료) 없음, 주차료) 2000원, 주차) 경천대산 주차장
  찾아가는 법) 상주박물관 가기 약 500m 전

       <맛집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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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골식당
  언제부터인지 용궁면 소재지에 순대가 별미로 등장했다. 현재 6곳의 순대집이 성업중인데, 그 중 단골식당이 원조집이다. 사골을 푹 삶은 국물에 머리고기를 듬뿍 담아낸 순대국은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담백한 맛을 낸다. 매콤한 오징어불고기와 곁들이면 순한 맛과 칼칼한 맛이 잘 어울린다.
  전화) 054-653-6126, 영업시간) 10:00~22:00
  가격) 순대국밥 4500원, 오징어불고기 7000원, 순대 7000원, 찾아가는 법) 용궁면사무소 앞

      <그 밖의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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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룡포여울마을 자세히보기
  강건너 회룡포를 마주하고 있는 여울마울은 다양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폐교된 초등학교를 숙박시설로 변모시키고, 각각의 방에는 폐교 전 마지막 졸업생과 담임선생님의 이름을 붙였다. 전통매듭, 천연염색, 계란꾸머리 만들기 등 상설프로그램과 토마토 따기, 회룡포 강변에서 모래성 쌓기, 전통 식초 만들기 등 계절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전화) 054-655-7120, 주차장) 여울마을(학교) 주차장
  찾아가는 법) 용궁면 소재지에서 향석1리 여울마을 체험장

                                                                                                                                                  글.사진 U투어정보팀